마음이 건강한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생각쟁이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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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4.04.19 |
마음이 건강한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김은혜 마음샘 소아청소년크리닉 원장 www.kidmind.co.kr 요즈음 조기 교육 열풍은 초등학교를 넘어서서 유치원, 유아, 영아에 이르기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훨씬 전부터 무언가를 항상 배우고 살고 있고 그 무엇인가를 가르치고 있지 않은 부모는 아이에게 관심이 없고 심지어는 아이를 방치하는 부모로까지 비추어지는 분위기입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과학이 발전하면서 뇌의 발달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서 보다 머리를 좋게 만들려면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된다는 정보를 얻게 되면서, 또 미디어와 인터넷의 보급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 살게 되면서 항상 더 많은 것을 알아야한다는 조급함에서부터 조기교육이 촉발되는 것 같습니다. 하루 종일 누워만 있는 아기에게는 어떤 모빌을 달아주어야하고 생후 몇 개월에는 어떤 카드를 보여주어야한다는 등 우리는 매일 매일 새로운 정보를 알게 됩니다. 이렇게 많은 정보는 부모들이 ‘내 아이를 키우는 데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가’를 생각할 때 부모를 매우 혼란스럽게하고 자녀 교육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어렵게 합니다. 요즈음에는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가 되면 받아쓰기 연습을 시키고, 수 개념뿐 아니라 더하기, 빼기 정도는 기본적으로 알고 학교에 입학해야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야지만 아이가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주눅들지 않고, 왕따당하지 않고 또래들 사이에서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초등학교 아이들과 이야기해보면 다른 아이와 비교하여 자기는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못하는 지 알고 있는 아이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서로 어울리는 데 관심이 있지 무엇을 누가 더 잘하는 지 그리 관심이 많지 않고 중요하게 생각하지도 않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새로운 세기를 살아갈 우리의 자녀들을 보면서 어른들이 갖게 되는 막연한 불안감은 ‘이 아이가 앞으로 잘 살 수 있을 까?’, ‘도대체 무엇을 하고 살 수 있을 까?’하는 생각으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우리 어른들은 이미 과거의 인물들로 미래의 아이들이 어떤 일들을 하고 살 지 알 수 없는 존재이지요. 우리의 어린 시절 중요했던 직업들이 이제는 별로 인기가 없고 예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새로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젊은 이가 많습니다. 자녀를 생각하며 느끼는 불안은 어른들인 우리 자신의 불안감에서 출발합니다. 우리의 현재, 미래가 불안하게 느껴질 때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이렇게 불안하지 않고 행복하기만을 바라는 것이 부모 마음이니까요. 아이들은 누구나 항상 무엇인 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물론 어른들도 아이처럼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연마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평생 배우고 배우고 또 배워야하는 것이라면 우리 아이들은 끊임없이 배우고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것이 밥 먹고 자는 것 처럼 자연스럽고 항상 해도 재미있는 작업이 되도록 해야하겠지요. 이것이 부모로서 어린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역할은 아이가 부모와 함께 있을 때나 부모와 떨어져서 세상 어느 곳에 있던 지 부모는 나를 무척 사랑하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라는 믿음을 갖게 하는 것이지요. 엄마 뱃 속에서부터 시작되는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과 존경은 아이가 살아가면서 경험하게 되는 수 많은 인간관계의 가장 근원적인 모델이 됩니다. 즉 부모를 믿고 사랑받는 경험을 한 아이는 다른 사람을 믿고 사랑하고 사랑 받을 줄 알지만 부모의 사랑을 의심하거나 부모가 자신을 미워한다고 느끼며 자란 경우에는 살면서 새로이 알게 되는 사람들을 의심하고 마음을 주기 어려워 혼자 외롭고 힘들게 살게 됩니다. ‘우리 엄마, 아빠는 세상에서 최고’라는 믿음을 갖고 이 믿음을 토대로 배움을 쌓아가게 되면 아이들은 뛰어난 감성과 지성을 겸비한 인격체로 자라납니다. 이렇게 아이들이 부모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느끼게 하려면 부모는 아이가 타고난 여러 가지 기질적 특성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주고 인정해야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상대방이 받아주기를 원합니다. 남녀가 사랑을 주고 받을 때에도 ‘눈에 콩깍지가 씌었다’고 하면서 상대의 결점까지 모두 예뻐보인다고 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런 이야기를 부모님들에게 하게 되면 부모님들은 즉시 “그럼 아이가 하는 것을 모두 다 받아주라는 것인가요?”, “도대체 어떤 행동을 제제하고 어떤 것을 이해해 주어야한다는 것인가요?”하는 질문을 바로 듣습니다. 아이의 기질적 성향을 잘 이해하고 받아주면서 동시에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지켜야할 일과 다른 사람을 존중하도록 가르친다면 아이를 개성이 있는 인격체로 키우면서 동시에 도덕성을 갖춘 사람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원래 사람은 모두 자기 중심적으로 태어납니다. 하지만 가족과 함께 살면서 부모나 형제의 의견을 듣고 자신의 의견도 이야기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가르치고 협동심을 기른다면 사회에 나가서도 훌륭한 사회의 일원이 될 수 있습니다. 얼마전 초등학교 3학년 어린이가 진료실을 방문했을 때입니다. 부모님은 지금도 아이가 부모가 함께 불을 끄고 잠들기 전에는 잠을 자지 않으며 부모와 한 침대에서 자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혼자 자는 것이 무섭거나 부모님과 떨어져 자는 것이 싫어서 일 수 있지만 부모가 이러한 행동을 허용하는 것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부부관계와는 사뭇 다른 관계라는 것을 알지 못하게 합니다. 동시에 아이가 혼자 자고 일어날 줄 알게 되어 자신이 능력이 있는 한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갖을 수 있는 기회를 방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게 되는 우리의 자녀들도 우리들처럼 짝을 찾아 사랑하고 가정을 꾸리며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부모가 자녀에게 가르쳐야할 것은 사랑하는 법, 함께 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 위에 지식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합니다. 사람의 인지발달 속도는 개인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 안정된 어린이는 인지발달의 속도에 크게 영향 받지 않고 자신의 길을 자신의 속도에 따라 건강하고 힘차게 헤쳐나가는 아이로 커 줄 것입니다. |